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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작은 새 한 마리를 임시로 맡게 됐습니다. 노란빛과 초록빛이 섞인 몸통에 얼굴 쪽은 주황빛이 도는, 딱 봐도 예사롭지 않은 색을 가진 아이였는데요. '파인애플 코뉴어'라는 품종입니다. 새 사정상 한 달 정도 저희 집에서 지내기로 했는데, 원래 저희 집엔 장모 치와와 두 마리가 있어서 처음엔 살짝 걱정도 됐습니다. 강아지가 새를 무서워하거나, 반대로 새가 강아지 때문에 스트레스받으면 어쩌나 싶었거든요.
파인애플 코뉴어, 정확히 어떤 새일까
파인애플 코뉴어는 국내에서 흔히 '그린칙 코뉴어'라고 부르는 품종의 색상 변이(모프) 중 하나입니다. 그린칙 코뉴어 자체가 초록빛 몸통에 볼 부분이 초록색을 띠는 게 특징인데, 여기서 유전적으로 색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 걸 크림슨 벨리드, 옐로 사이드, 블루, 그리고 파인애플 이런 식으로 구분합니다. 파인애플 코뉴어는 이름처럼 몸 전체에 노란빛과 주황빛이 섞여서 화사한 색감을 보여주는 게 특징이에요.
한 가지 알아두셔야 할 게, 그린칙 코뉴어는 사이테스(CITES) 부속서 2급에 속하는 종입니다. 다만 분양이나 양도·양수 시에는 신고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서, 데려오거나 데려갈 때 별도 신고는 필요 없습니다. 신고가 필요한 경우는 집에서 번식에 성공했을 때인데, 이땐 환경부 야생동물종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인공증식 신고를 해야 합니다.
강아지랑 새, 의외로 신경전이 없었습니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인데, 막상 지내보니 저희 집 치와와 두 마리 다 코뉴어를 딱히 경계하지 않더라고요. 간간이 서로 보던 사이라서 그런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갈색 치와와 다미는 새장 주변을 자주 어슬렁거리는데, 다미는 산책 시 새똥 냄새에 유난히 집착을 하는 아이였어요. 새똥 있는 곳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 아이죠.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더 관심을 보였습니다. 코뉴어 쪽도 강아지가 근처를 지나다녀도 딱히 놀라거나 도망가는 기색이 없었고요. 서로 경계심 없이 그냥 신기해하며 서로를 관찰하는 정도로 지내는 걸 보면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참고로 강아지가 다른 동물의 배설물 냄새에 관심을 보이는 건 흔한 후각 탐색 본능이라고 합니다. 낯선 냄새 자체에 호기심을 느끼는 데다, 배설물에 소화 안 된 씨앗 성분이 남아있으면 먹을거리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다만 냄새만 맡는 정도를 넘어 핥거나 먹으려고 하면 위생상 막아주시는 게 좋다고 하니, 저도 이 부분은 계속 신경 쓰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
코뉴어 종류가 대체로 애교가 많고 사람을 잘 따르는 편이라고는 들었는데, 실제로 겪어보니 낯선 환경에 온 지 얼마 안 됐는데도 손 위에 곧잘 올라오고 눈을 마주치려는 행동을 보이더라고요. 그린칙, 시나몬, 파인애플 계열 코뉴어는 다른 코뉴어 종류에 비해 소음도 심하지 않은 편이라고 알려져 있어서, 강아지들과 한 공간에서 지내기에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의외의 습성도 하나 알게 됐는데, 좁은 틈이나 구멍을 파고드는 습성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가전제품 틈이나 장롱 사이 같은 곳에 들어갔다가 못 나오는 사고도 종종 있다고 하니, 강아지들 물건이나 좁은 가구 틈은 미리 막아두는 편이 안전할 것 같습니다.
임시보호, 이런 것도 챙겨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사료는 코뉴어용 배합사료를 챙겨주는 게 안전합니다. 사람이 먹는 음식 중에서도 초콜릿, 아보카도, 카페인 종류는 새에게 치명적일 수 있어서 철저히 피해야 하고요. 새장은 활동 반경이 넓은 편이라 최소한의 답답함이 없도록 넉넉한 크기를 준비해 주는 게 좋습니다.
코뉴어 계열은 추위에 약한 편이라 새장 위치도 창가나 외풍이 드는 곳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저희 집은 남향으로 햇살이 따스이 들어오는 자리로 새장을 배치해 뒀습니다. 다견 가정이라면 강아지가 새장을 흔들거나 부딪히지 않도록 안정적인 위치에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마무리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종이 다른 동물 둘이 서로 경계 없이 지내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합니다. 혹시 비슷하게 갑자기 앵무새를 맡게 되신 분이 있다면, 기존 반려동물과의 궁합도 생각보다 걱정 안 하셔도 될 수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다만 습성과 위생 관리는 꼭 챙겨주시길 바랍니다.
참고 자료
- 나무위키, "그린칙코뉴어"
-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